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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이런말을 많이 듣습니다.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여 투표를 하는건 정당한 행위이다라는 말이죠.
지인들과 정치 이야기를 하다가 우연히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 20대 직장인 여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대학생 등록급 반 값'에 대해서 자신이 낸 세금이 나와 상관없는 이들에게 돌아가는게 싫다. 그래서 그걸 지키지 않을 당에게 투표하겠다라고 이야기를 했답니다.
물론 일견 타당성이 있는 말이기도 하죠. 자신은 이제 대학생이 아니고 직장인이니까요.
하지만 그녀가 나이를 먹어 중년이 되었고 그녀의 아들,딸이 대학에 갈 나이가 되었을때도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될까요?
제 블로그를 뒤지다가 스크랩해놓은 글귀 하나를 먼저 소개해볼까 합니다.
-정치는 고대 그리스에서 자유인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공적 활동이었다. 오늘날 영어에서 바보 혹은 백치라는 뜻으로 쓰는 낱말 ‘이디어트’(idiot)는 ‘이디오테스’(idiotes)라는 그리스 말에서 유래한 것인데, 이 말은 원래 “공공의 문제에 관심이 없이 오직 사사로운 문제에만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니까 그리스인들에게 정치란 근본적으로 개인의 사적 이해관계를 넘어서 공동체 전체의 보편적 이익을 생각할 줄 아는 인간적 능력을 전제로 한 활동이었다.-
[삶의창] 보이콧의 아름다움 / 김종철(녹색평론 발행인) / 한겨레신문. 2008. 7. 25.
즉 정치란 근본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하는게 아니라 사회 계약을 통해 만들어진 공동체의 보편적 이익을 위한 행위라는 거죠. 사적 이익과 반대되는 투표를 해야하느냐라고 고민하는 글이나 리플들을 종종 보게됩니다. 전 그분들에게 이런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고민할 필요없어요. 공공체의 이익을 생각하는건 당연한 겁니다라고요.
요즘 특히 젊은 세대를 흔히 개인주의적이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주의는 정치 영역으로 넘어오면 이기주의가 됩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하는 "idiot"이 되는 거죠.
제가 요즘 젊은 세대-물론 저도 똑같은 세대지만-들의 시각에서 가장 이러한 정치행위와 가깝다고 느껴지는게 '대북 외교' 부분입니다. 소위 말하는 퍼주기행위에 대한 반대 이야기입니다. 대부분 그들의 논리는 이러합니다. 신자유주의로 인해 젊은이들의 일자리도 부족하고 경쟁도 치열하고 정말 살기 힘든데 왜 북한에 퍼주고 있느냐라는 거죠. 하지만 이건 위에서 말한 "idiot"의 행위에 가깝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들의 생각이 틀린것도 아니고 저같이 민족이나 국가관이 별로 없는 리버럴-굳이 제 정치관을 밝히면 리버럴에 가깝지만 한국 현실에선 온건 좌파쪽에 가깝습니다-의 관점에서 보자면 통일의 당위성을 배제시킨다면 수긍할만한 주장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저 퍼주기라는 사고는 단순히 나랑 상관없는 이들이게 이익이 돌아가는게 싫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는게 문제죠.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일단 대북외교에 대한 견해에서 통일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북한이 망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나랑 상관없지 않느냐라는 주장을 해봅시다. 그럼 이기적이다라고 욕을 먹겠죠. 물론 개인이 이러한 주장을 할 자유는 있지만 정치적인 입장에서 이를 수용하긴 어렵지 않을까요?
결국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통일은 당연한 전제가 됩니다. 물론 여기서 절차와 방향은 여러가지죠. 그러나 어디로 가든 목표지점은 하나 통일이죠. 여기서 이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러한 목표지점을 도달하는데 어떠한 정치 행위가 공공의 이익인가하는 점입니다. 그럼 답은 쉽게 나오죠. 어떻게든 북한을 더이상 저 상태로 방치해선 안된다라는 것. 대북 외교의 인식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른 이야기를 해봅시다.
노무현 정부의 실정, 무능에 관한 여러가지 말들이 많습니다.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 논란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를 '심판'하기 위해서 많은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의 이야기를 보죠.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고 그로 인해 집 값 폭등, 그리고 가게부채의 70%가 부동산일정도로 부동산은 커다란 논란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물론 노무현 정부의 정책 실패도 중요했지만 이때 제가 느낀 감정은 이랬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욕망이 시장을 움직이는데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물론 전 노빠였던 적이 있어서 변명이라고 생각할수 있지만 전 앞에서 밝혔듯 지금은 무당파에 가까운 사람이고 조금 더 좌측으로 돌아선 사람중의 한 명입니다. 그리고 FTA나 이라크 파병,노동자문제에 대해서 노무현 정부를 실패했다라고 보는 편이구요. 그러나 노무현 정부의 실패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이 있고 이를 공공의 문제로 삼고 해결해야 하는 순간 우리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네 맞습니다. 우리는 부동산의 욕망, 이명박의 부자 성공신화를 보고 우리의 욕망을 실현할 후보에게 표를 던집니다.
그리고 탄생한게 지난 이명박의 5년이었죠. 우리 모두의 이기심과 욕망이 만들어낸게 지난 이명박 정부의 5년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물론 지난 5년동안 어떤 이들의 욕망은 실현되었는지도 모르죠.
(여담으로 전 지방자치제의 민선 선거, 그리고 지방 국회 의원을 뽑는 현재의 소 선거구제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철저히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라고 조장하는 시스템이니까요)
다시 5년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나의 이익을 위한 정책들이 눈에 보입니다. 그리고 내 욕망이 먼저 투표를 위해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잠깐 여기서 idiot의 의미를 한번 생각해봅니다. 흔히 사익은 서로 상충된다라고 하죠. 즉 다시 말해 제로섬게임이라는 겁니다. 내가 나의 사익을 위해 움직이면 누군가가 피해를 보게 됩니다. 만약 다른이가 그런 생각을 한다고 상상해봅니다. 그 사람의 투표로 내가 피해를 보게 됩니다. 그럼 난 그 사람에게 불만을 가질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나의 사익을 위해 정치 행위를 한다면 그로 인해 피해받는 이들이 당신에게 불만을 터뜨릴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하죠.
It's selfishness,stupid!!
우리의 투표권은 그냥 얻어진게 아닙니다. 산업화,근대화 과정에서 투표권조차 없어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상황에서 수많은 이들의 피와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니까요. 즉 우리의 투표는 우리의 권리일뿐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의무이기도 합니다. 투표를 할때 사회와 개인의 관계,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보고 투표를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