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경악하시라. 내 블로그에 SBS 드라마를 포스팅 할 날이 올줄이야 누가 알았으리라.

요즘 거의 드라마를 안보는 편이긴하지만 습관적으로 1편은 봐주는 편이다. 물론 그것은 거의 MBC드라마에 한해서

라는 조건이 붙지만 말이다. 난 사실 엠비씨 방송국 빠에 가까울 정도로 엠비씨 프로그램들을 좋아한다.

예의 피디수첩이나 W프로같은 교양국들의 방송들도 좋고 무한도전-시간을 내서 리뷰를 할려고 생각하는데 게을러서

잘되지가않는다-같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좋아하고 엠비씨의 드라마들을 즐겨보는 편이다.

심지어는 스포츠중계를 보더라도 엠비씨로 보는 편일정도로 엠비씨사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MBC의 행보는 그닥 마음에 들지않는다. 물론 드라마에 한정해서 말하더라도 말이다.

작년 MBC드라마들은 시청률에선 엄청난 고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몇편의 실험적인 작품들도 나왔고 괜찮은 컨셉

위주의 드라마들 (떨리는 가슴, 환생등)이나 소재를 차별화했던 변호사들, 달콤한 스파이등의 드라마도 나왔다.

그러나 현재 엠비씨 드라마는 개인적으로 미술팀과 황인뢰의 내공으로 너무나도 버티기 힘든 "궁"을 괜찮게 평가하더

라도 그외엔 볼만한 드라마가 없다. 너무도 진부하다. 진부한 소재로 도중낙마한 늑대가 전화위복이 될꺼라 생각했지

만 여전히 뻔한 트렌디 드라마를 후속작으로 내세운 월화라인은 엠비씨 드라마의 실험성은 어디로 갔는가에 대해 되묻

고 싶을 정도다. 어쨌든 각설하고 우연히 재방송으로 동생이 보고있던 이 불량가족이라는 드라마를 보았다. 사실 동생

님은 본방송으로 궁을 보기때문에 이 드라마가 하는지조차 무슨내용인 조차 몰랐는데 생각보다 아니 의외로 너무도 괜

찮은 드라마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SBS드라마를 보고 그딴 생각을 하다니 내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나보다.

이 드라마는 재미가 있다. 뭐 SBS드라마가 그래도 재미는 있었지않냐라고 반문할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SBS드라마

의 코미디를 보면 한국 삼류 코메디 영화가 오버랩되는 경험을 했는지라 그렇게 재밌었다고는 못하겠다.

이 드라마가 재미있는 이유는 캐릭터가 살아있다는 점이다. 특이한 소재덕분에 일단 차별화될 수 있었던 탓도 컸지만

그 차별화를 살릴 수 있는 에피소드를 적재적소에 잘 배치시킨 느낌이다.

특히 2화에서 강남길의 캐릭터가 너무도 맘에 들어서 급기야 마지막 장면에서 안구에 습기차는 놀라운 현상이 발생하

고 말았던 것이다. 뭐 SBS드라마의 특성상 중반으로 가면 갈수록 안드로메다로 가는 전개를 보지않으리란 보장은 없

으나 현재까진 오랜만에 만나는 재밌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남상미는 자신의 연기 스타일에 맞는 캐릭터를

굉장히 잘소화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앞으로 더 시청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약간은 SBS에 대한 선입견이

이 드라마로 감소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이 드라마의 승패는 가족 캐릭터외에 서브캐릭터들을 어떻게 조화

시키느냐에  달려있다고 보는데 현영의 극중 캐릭터가 좀 언매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걱정(?)이 살짝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