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경기는 다 집어치우고 강민과 박영훈 선수의 경기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스타리그같은 경우에 해설자들은 옵져버화면을 통해 양 진영 선수들이 무엇을 하는지 대충 파악을 할 수 있게 되고
이 선수가 어떠어떠한 전략을 쓰겠다라는 것을 대충 예상하면서 경기를 보게 됩니다. 이런점은 보통 스타리그를 많이
본 경우에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강민"이라는 선수의 경기이죠.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전략의 방향은 해설자들조차 선수가 무엇을 하는지 예상할 수없게 만들죠.
어제 경기도 그러했습니다. 맵은 신개척시대.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로 극단적 하드코어형태의 공격적인 플레이
외에는 답이 없다는게 정설이었죠. 그렇지만 그 정설을 비웃듯 강민은 프로브로 입구에 유유히 파일런을 소환합니다.
해설자들의 당황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듯 합니다. 저도 물론 그랬습니다. 소위 우스갯소리로 "져블넥"이라고
도 불리는 더블넥 형태의 경기 운영이 될게 뻔하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이런 더블넥운영으로 갔을 경우 신개척시대에
서의 승률은 극단적으로 말해 제로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강민의 "꿈"이 시작 됩니다.
박영훈 선수는 강민의 심시티를 보고 당연히 더블넥을 가져갔다고 생각하고 공격적인 3해처리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이 경우 프로토스가 막기만 하고 더블넥을 활성화시킬 경우 매우 할만한 상황이 되죠. 그렇지만 양갈래 입구를
모두 방어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때문에 저그의 공격에 의해 거의 무릎꿇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강민의 "매직"이 시작됩니다. 강민은 더블넥을 바로하지않고 리버테크를 먼저타면서 본진플레이에 가
꾸운 형태의 플레이를 합니다. 그러면서 놀라울정도의 타이밍과 포톤갯수를 통해 수차례의 위기를 막아냅니다.
그리고 그 수차례의 폭풍을 막아낸 이후 멀티. 말이 더블넥 전략이지 실상은 "본진 플레이"였습니다.
옵져버 화면을 통해 바라보던 해설자들조차 어리둥절하게 만든 멀티 타이밍. 이것이야말로 강민의 "몽상가적 플레이"
그자체였으니까요. 이후 초조해진 박영훈 선수는 4해처리까지 올리면서 공격을 감행합니다. 그러나 변변히 강민의
신기에 가까운 수비에 막히게되고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레어테크를 탑니다. 이 타이밍에 강민은 더블넥을 활성화시키
며 템플러테크이후 게릴라까지 성공시키며 서서히 승기를 잡기시작하죠. 이후 11시몰래멀티까지 성공시키며
궁극의 한방조합을 갖추게 됩니다. 박영훈선수는 하이브를 올리며 반격을 가할 기회를 노리지만 갑자기 튀어나온
수많은 프로토스의 병력앞에 앞마당을 날리며 지지를 선언하게 되죠.
이 경기는 프로토스유저의 머릿속의 상식을 뒤엎는 한판이었습니다. 해설자들조차 당황했을정도니 말이죠. 그의
경기를 보면 정말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진화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ps. 이 그림은 이번 신한은행 2006 1st시즌의 참가선수들이 모두 그려져있는 그림입니다. 스갤의 쿠바라는 분이 그린
그림인데 정말 선수들의 특징을 잘잡아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