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수목 드라마 이야기나.
트윗에 쓰려고했는데 150자를 넘는 바람에 카피 페이스트 살짝후 양념을 치는중.
신데델라 언니는 내가 문근영양을 끔찍하게 아낌에도 불구하고
정말 신파를 못견디는 성질이기에 미리 포기했고
의외로 웃긴 검사 프린세스는 3화를 넘기는 시점에서 코메디는 약해지고
사회적 메세지를 건드리는 뇌관은 평범하고 따분했기에 포기했다.
그래서 남은 개인의 취향 이야기.
웃기는 얘기지만 이 드라마 맘에 안들지만 계속 본다. 동성애를 다루는 시선은 연애 한번 못해본 여자가 연애를 다루는 판타지적시선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쥔공은 무식해서 무례하고 거기다 용감하기까지해서 피곤하게 만드는 전형적 캐릭이다. 그러나 그런점은 이미 이 드라마의 원작이 10대들이 즐겨보는 로맨스 소설임을 알기에 일찌감찌 익스큐즈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판타지가 현실에서 영상화되는 순간에 아슬아슬하거나 뜨악하고 겁에 질리는 순간은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단점에 덧붙여 시도때도 없이 끼어드는 조악한 음악과 마치 일일극 세트를 연상시키는 볼품없는 한옥집의 공간이 결합된다. 그것만 어디 있겠는가. 국어책 읽고계신 연기 한번 안해본 연기자들은 극중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그리고 이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보스인 피디는 지금 내가 무엇을 만드는지 망각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총체적 난국. 조금더 막말을 하자면 예전 K사의 꽃보다남자가 떠오르는 정도의 수준에 이른다. 그럼에도 난 이드라마를 보고 있다. 그것은 순전히 배우 한명의 힘이다. '손예진'이라는 배우가 가진 힘은 온갖 역경에도 불구하고 나는 할수있다라고 말하는 캔디 만화의 주인공을 연상시킨다. 그녀는 드라마가 가진 수많은 악재에도 혼자 빛이 난다. 그리고 그거도 모자라 상대역인 이민호까지 빛나게 한다. 이민호는 자신의 멋진 외모만을 시종일관 비추면 되고 연기를 잘하든 못하든 손예진과의 투샷에서 멋진 앙상블을 보여준다. 이 모든것이 손예진 혼자의 힘이다. 여배우, 진정한 연기를 할 줄아는 여배우의 힘은 이토록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