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버튼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만든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상상은 아마 오래된 팀버튼 팬이라면 누구나 하던 상상이었고 그 결과를 대부분은 '아메리칸 맥기의 앨리스'이상의 컬트작품이 나오리라 믿었을꺼에요. 하지만 팀버튼의 영화스타일은 어느순간 변해있었고 아마 빅피쉬이후의 팀버튼 영화는 예전의 영화들에 비해서 상당히 평범한 내용들로 끝나곤 했죠. 혹자는 팀버튼이 나이를 먹어서라고도 했고 또 다른이들은 결혼을 해서 너무 순(?)해진게 아닌가하는 말들도 했어요. 뭐 연중 무휴 햇빛이 쨍쨍내리쬐는 해변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선천적으로 우울했던 한 소년이 그렇게 빨리 밝아지리란 생각은 누구도 못했을꺼에요. 아마 팀버튼 자신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여전히 팀버튼의 팬이랍니다. 그에겐 여전히 절친한동료이자 그의 영화의 페르소나인 죠니뎁도 있구 밝아진 혹은 유치해진 그의 영화들도 여전히 사랑스러우니까요. 아무튼 다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돌아가서 이 영화도 언뜻보면 찰리의 초콜릿 공장만큼이나 아동틱한 전개와 결말을 보여줘요. 아니 오히려 원작의 씨니컬함과 우울함마져 거세될 정도로도 너무나 전형적이고 밝아진 모습이죠. 그런면에서 보자면 이영화는 정말 최악이라고  볼수도 있을꺼같아요. 원작의 느낌도 못살렸고 정말 그저그런 형편없는 동화원작의 영화로 보일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영화가 디즈니의 영화라고 봤을때도 딱 디즈니스런 영화였죠. 팀버튼이 언제부터 디즈니와 손잡았는진 잘모르겠지만 이 영화를 보았을땐 디즈니 제작사의 로고가 비춰지는 순간 제 머릿속엔 이미 약간의 절망감과 디즈니스런 결말을 예상했기에 실망감이 더적었는지도 모르겠군요.  지금부턴 스포일러가 저도 모르게 있을수도 있으니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은 패스하세요.














 자 그래서 전 이 영화의 다른 함정들을 혼자서 상상하기 시작했어요. 물론 이 영화가 좋았었다라는 자기 최면적 암시혹은 기분같은 개인적 취향의 영화라는 말 외에 이 영화가 좋았다라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그럼 일종의 음모론 혹은 상상들을 써내려가보죠. 일단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건 붉은 여왕과 하얀 여왕의 뚜렷한 대립구조에요. 그리고 이들중에 붉은 여왕은 전통적인 악역을 그리고 하얀 여왕은 전통적인 선함을 상징하죠. 물론 그들의 외모만을 놓고봤을때도 그래요. 디즈니 세계에서 착하고 못생긴 사람은 없답니다. 하지만 영화를 가만 보고 있으면 이 영화 어딘가 수상해요.  분명 악역이긴 하지만 붉은 여왕은 단지 애정이 약간 결핍되어있는 인간적인 캐릭터로 보이구 그 반면에 하얀 여왕은 예쁜 얼굴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수상하고 자신의 백성들이 고통을 당함에도 불구하고 혼자 도망쳐 자신들의 신하들과 우아하게 차나 마시고 놀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나름 고생을 한 그리고 이제 갖 이 세계에 온 한 소녀에게 세계의 운명을 모두 걸어버리는 극도의 무책임함을 보이는 캐릭터이기도 하구요. 자 여기서 기억을 하나 되새겨보죠. 붉은 여왕의 커다란 머리는 영화 내내 조롱의 대상이기도 하고 그녀의 컴플렉스의 상징이기도 해요. 그리고 이 커다란 머리는 또 다른 어디선가에서 희화되죠. 네 맞아요. '디즈니' 왕국의 커다란 대갈군주를 까버린 슈렉의 성주도 머리큰 인물이죠. 그럼 붉은 여왕은 디즈니를 상징하는 캐릭터라고 할수 있어요. 아마 이 영화를 같이 제작했던 디즈니 관계자들은 팀버튼의 개인적이고 사소하며 유머러스한 복수(?)를 당했는지도 모르고 자신들이 하얀 여왕(=백설공주는 디즈니의 상징이기도하죠.)이라고 착각에 빠져있을 수도 있어요. 맞아요. 제가 보기엔 이 영화는 20년도전에 자신을 내친 디즈니에 대한 팀버튼의 장난섞인 복수극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뭐 저 붉은 여왕이 디즈니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더라도 상관없죠. 아까도 말했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하얀 여왕 역시 얼굴 이쁜거 빼곤 아무것도 없는 수상한 인물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아마 이 영화의 모자장수는 팀버튼 자신이 아닐까 싶어요. 모자장수는 하얀 여왕을 섬겼지만 하얀 여왕이 도망간 이후에 혼자서 친구들과 앨리스를 기다리죠. -그는 아마 속으로 하얀 여왕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을꺼 같아요.- 그건 붉은 여왕에게 잡힌후 그의 태도에서 알수있어요. 비록 붉은 여왕을 싫어하긴 해도 그는 모자만드는걸 멈추진 않아요. 그리고 모자만드는 일을 진심으로 기뻐하기도 하구요. 물론 장난스럽게 붉은 여왕을 놀려대긴 했지만요. 디즈니에서 쫓겨났고 블록버스터와 예술 영화사이에서 묘하게 줄다리기를 하는 그의 아이덴티티는 정말 모자장수라는 캐릭터를 설명하게 딱 들어 맞지않나요? 물론 이건 저의 망상일수도 있어요. :) 어쨌든 팀버튼의 앨리스에서 '아메리칸 맥기의 앨리스' 이상의 우울함과 공포스러움을 느끼길 원했던 팬들에겐 다소 미안하지만 이 영화는 팀버튼 자신의 이야기이자 앨리스의 이야기가 아닌 '모자장수'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자 그런면에서 이영화제목은 사실 바뀌어야 마땅해요. '모자 장수의 귀환' 혹은 '팀버튼의 (디즈니로의) 귀환' 같은 제목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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