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는 살짝 500 days of summer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비단 나만 그런 느낌을 받은건 아닌거 같다.
이 영화가 욕을 먹은건 영화를 픽션으로 보지못하는 많은 이들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듀나님은 이 영화가 후반부가 다소 힘이 빠진다는 점과 자유 연애주의자인 알파성향의 여성이 두명의 남편을 두기 위한 방법론이 너무나 가부장적 가치의 현모양처 롤을 한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개인적으로 앞의 껀 살짝 동의가 가지만 뒷부분은 이여자의 과도한 알파성향- 두명의 남편과 사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과잉에서 오는 문제라고 느꼈다. 그리고 남편을 잃지 않기 위해 현모양처의 롤을 해야하는 현실이 약간은 씁쓸하기도 하고. 아마 이부분이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일수도 있을꺼 같다. 어찌됐든 손예진이 이 역활을 맡음으로써 이 얄밉고 이기적인 여성을 약간은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보일수 있게 했다. 이는 순전히 손예진 개인의 힘이라고 느낀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사고실험은 나에게도 꽤나 흥미있다. 이 영화의 일처다부제같은 제도적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완전히 성향이 다른 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한 일종의 사고 실험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히 예를 들어볼까?
나는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이를 사랑 할 수 있는가?
나는 양성애자인데 사랑하는 사람을 고르기 쉽지않다 어떻게 해야할까?
자유연애주의자든 마초든 대부분 한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롤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커밍아웃'하길 꺼려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다. 한국 사회가 어떤 사회인가를 생각해보면, 그리고 영화에 틈틈이 나왔던 남자 화자의 주변인물이 '여성'을 바라보는 눈을 보면 한국 사회에서 수월하게 커밍아웃 할수있는 이들이 누구인지 쉽게 짐작이 갈것이다. 그렇기에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이 영화는 통쾌하고 짜릿할뻔했다. 그러나 영화의 결말이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현실적이고 씁쓸하다.
이 영화는 축구를 내내 메타포적인 의미로 치환하는데 후반부 남자화자-김주혁분-는 축구로 말하자면 자살골을 넣은 셈이다. 그는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과 자신과 다른 '취향'을 참을 수 없기에 룰을 깨버렸고 이는 비극적 결말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아이러니한건 이 비극적 결말의 순간 환타지는 현실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나쁜놈이 아닌 불쌍한 놈이 되어버렸고 자신의 욕망을 제도권안에서 실험하려는 한명의 자유 연애주의자는 천하의 나쁜년이 되어버렸다. 환타지의 결말이 현실로 치환되는 순간 이 영화는 실패한 셈이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부정하고 항복선언을 한것이니. 그렇기에 2% 아쉬운 영화가 되어버린것 같다.
ps1 손예진은 정말 이 영화에서 반짝반짝 빛이 난다. 이렇게 미운 캐릭터를 이렇게 사랑스럽게 표현하는걸 보면 대단하다.
ps2. 이 영화의 초반부 연애담은 500 days of summer랑 닮았다고 본문에 밝혔지만 이 영화엔 없고 500days of summer엔 있는 게있다. 그건 바로 죠셉 고든 레빗의 존재일것이다. 그런의미에서 찬양짤방 하앜하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