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의 내 노력들.혹은 끄적임들을 담은 하드가 작년 12월 어느날 터져버린 컴퓨터 보드와 더불어 나의 미련한 행동으로 날아가 버렸다. 컴퓨터 수리업체에선 중요한 데이터라면 하드웨어 복구업체에다 수리를 맡겨보는게 어떻냐라는 말을 했지만 그와 덧붙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데이터라면 차라리 그냥 포기하는 편이 낫다라는 말을 '강조'해서 덧붙혔다. 하드가격의 몇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치뤄야함은 물론이지만 그 데이터를 살릴 가능성이 100%에 근접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나를 주저하게 만들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를 살릴 가능성이 낮아진다라는 사실에 혹시 그래도 기적적으로 하드가 돌아오지 않을까라는 기대(?)로 새로운 컴퓨터를 조립하고 해체되어 버려진 부품들이 담긴 상자에 다른 부품들과 함께 보관해두었다.

그러다가 문득 이전 생각들의 연계가 필요한 아이디어나 자료들이 생각날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컴퓨터를 열고 하드를 바꿔 끼워넣어봤지만 하드는 돌아올 생각을 하지않는다. 고장나버린 기계가 자연스럽게 돌아지않을까라는 미련한 기대를 한 내 자신은 그럴때마다 컴퓨터가 고장난 그날 내가 했어야하는 하는 옳은 일 혹은 내가 그 일을 했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상황에 대한 후회를 계속해서 쌓아나간다. 그럴수록 미련은 커지고 후회는 늘어난다. 그리고 오늘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내가 가끔 했던 하드를 끼워넣고 테스트하는 행동들이 하드를 살릴 가능성을 더욱더 줄이는 행위가 됨을 발견하고 더욱 멀어진 가능성에 대해 스스로를 탓하는 중이다. 깔끔하게 그날 수리업체에 맡기는 편이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었고 그 이후 벌어진 내 행동들이 그 가능성을 조금씩 줄이는 행위였기에 이젠 스스로 '포기'를 해야하는 단계가 왔음을 깨달았다. 1년의 시간동안 내 의식의 파편들,기억들을 살릴 방법이 모호해졌고 그 1년의 기간이 완전히 버려진 시간이 되었음을 이젠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새롭게 모든것을 쌓아 올려야 함을 깨닫는건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마지막 문장을 어떻게 써야하나 고민했다. 그것은 아마 내 머릿속에 있던 미련들이 이곳에도 작용했음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 글을 다시 읽는다는건 내가 방점을 찍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혹은 무질서하게 흩어진 상념들. 이제 날려버릴때가 왔다. The End. 

 


미련 :: 2010. 1. 12. 14:55 IN-/Self conscious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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