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는 굉장히 불친절하고 읽어줘야하는 타켓도 모호하게 설정되어 있다. 그것은 이 블로그가 읽는 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온전히 내 스스로의 심리상태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끔 나와 취향이 비슷한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어하는 욕구에 의해서 조금더 친절한 글을 쓰기도 하지만 이 행위조차 실은 내 심리상태-누군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갈망하는-에서 오는 것들이다. 본연의 블로그의 목적에서 벗어난 이 블로그의 존재감은 그런 의미에서 끊임없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수명이 다 된 인공위성과 같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현재 내 본연의 자아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선택한 에고의 마지막 모습이기도 하다. "언제까지 이렇게 그냥 본질을 망각한체 돌고만 있어야 할까?"라고 스스로 반문해보지만 답은 모르겠다. 그리고 이 블로그의 존재 역시도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