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너무 흥분한 기분이어서 객관적으로 드라마를 바라볼 수 없을꺼 같아서 드라마의 디테일에 대한 언급을 하지못한 감이 있어서 일단 2화까지 본겸 종합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할께요.
일단 개인적인 소감을 이야기하자면 2화는 1화보다 못했어요. 물론 후반부로 갈수록 나아졌기도 하고 마지막 연출은 조금 재밌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극의 연출-여기서 구체적으론 편집-이 1화에선 상당히 완성도가 있는 편이었는데 2화에 와서는 감독님이 촬영에 바빠서 완성본을 꼼꼼하게 못 챙겨보는 건 아닌가라는 우려가 약간 들 정도로 극의 편집이 다소 투박해진 느낌이에요. 예를들면 자막이 들어가야 할 부분에 자막이 빠져있다라던가 하는 문제라던지 드라마의 호흡 조절-회상장면과 현실장면의 교차편의 부자연스러움이라던가 액션 연출에서 컷의 분배가 부자연스럽다던가-같은 부분들에 있어서 다소 아쉬운 점이 드러난거 같아요. 이로인해 제가 느끼기엔 중간 부분이 상당히 지루하게 느껴지더군요. 물론 이는 드라마의 완성도에 대한 제기 대치가 너무 올라가버린 감이 있어서 다소 좀 혹독하게 바라본 면도 있고 감독님이 24편정도 되는 장편 연출이 처음이라 발생하는 경험부족의 측면도 있는거 같아요. 사실 이런 문제는 정말 다른 드라마를 볼땐 생각지 않는 문제들이기 때문에 ^^; 역설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추노의 완성도가 그만큼 다른 드라마들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뛰어나다라고 봐줘도 좋을꺼 같군요. 뭐 다소 잔소리를 하긴했지만 여전히 드라마는 꽤 재미있었기 때문에 본방으로 꾸준히 시청하게 될꺼같아요.
뭐 오늘 2화까지의 내용은 뭐 이쯤으로 하고 종합적으로 추노에 대한 인상을 조금 더 이야기해보자면 기대반 우려반이 조금섞여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제가 한성별곡을 좋게 본건 감독의 대중적인 감각이나 화려한 연출같은 부분들이 아닌 이야기에서의 진정성같은 부분이 더 컸던 측면이 있기 때문이죠. 뭐 솔직하게 말하자면 한성별곡은 정서적인 층의에서 좋게 느껴졌던 것이지 작품의 디테일적인 부분에서 그렇게 큰 감흥을 받을만한 작품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런점에서 지금 제가 지금 느끼는 가장 큰 혼란함은 여러 커뮤니티에서의 추노에서의 기술적인 부분-연출이나 스토리텔링-에 대한 과도한 찬사에 있어요. 물론 감독님의 연출이나 영화 시나리오를 썼던 작가의 스크립트가 훌륭하지 않다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근데 연출에 부분에 있어서 가장 신선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실상 테크놀로지적 측면-레드원 카메라의 도입-에 크게 혜택을 입었다라는 부분이 크고 제가 장점으로 생각하고 있는 감독의 연출적 장점들이 여기에 부과적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그렇기에 감독의 욕심이 커지면서 테크놀로지에 과도하게 집착하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될까 하는 약간의 걱정어린 시선이라고 봐줘도 될꺼 같아요. 제가 느끼는 이 감독님의 장점은 극에 힘과 진정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담백함이에요. 좀더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한성별곡은 첫사랑 같은 느낌이죠. 풋풋하고 청순하고 아련하면서 생각하기만해도 눈물이 뚝뚝하는 그런. 그에 비해 추노는 이런 첫사랑을 몇년 후에 봤는데 굉장히 세련되지고 화려해지고 그런 느낌을 받는 그런거죠. 물론 그러면서 더욱 감정이 애뜻해질 수도 있지만 화려한 면이 지나쳐서 그사람이 예전의 첫사랑같이 안느껴질 수 도 있는 거죠. 뭐 세상엔 화려하고 가벼운 사람들은 넘치니까요 :)
아무튼 추노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진 모르겠지만 감독님의 장점이 빛나는 작품이 되었으면 하는 군요.
PS1. 레드원 카메라에 대해서- 레드원 카메라는 사실 그렇게 비싼 카메라는 아니에요. 제가 알아보기엔 17500불이던가 그정도 가격이었던걸로 아는데 오히려 필름카메라의 한달 대여료보다 훨 싸게 먹히니까 실상은 비싼 장비는 아니죠. 다만 이 장비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화면의 디테일을 위해선 필수적으로 조명장비나 촬영 준비에 꽤나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촬영 환경에 대한 투자가 들어간다는 개념이니 어떻게 보면 꽤나 긍정적인 변화로 봐도 좋죠. 또한 레드원 카메라의 성공이 한국 드라마의 병폐인 초시계 제작 드라마들을 없애주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드는군요. 사실 레드원의 의미는 영상 자체의 혁명보단 영상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의 혁명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나중엔 점점 발전해서 1인 제작 영화시장같은 것들도 생겨나지않을까 라는 기대감까지도 들게 만드니까요.
PS2. 위에서 미쳐 언급하지못했지만 제가 이드라마에서 조금 아쉬운게 오지호의 연기력이에요. 뭐 오지호의 연기력이야 예전부터 알고있었지만 과아연 명불허전(!)이더군요. 감독님 고민이 크시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