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MLB를 한참 좋아하던 시절에 가장 아까운팀들이 두 팀이 있었습니다. 뭐 많은 사람들도 아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컵스죠. 두팀은 각 각 '밤비노의저주'와 '염소의저주'라는 이미지로 불렸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우승을 염원하고 
그들팀에게 동정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던 시절입니다. 그러나 2004년, 보스턴은 28살짜리 새파란 GM인 테오 옙스타인에 의해 
이  깨질꺼 같지 않던 밤비노의 저주가 깨지게 됩니다. 물론 그에 대한 대가는 그동안 보스턴을 응원하던 팬들의 기대를 철저하
게 짓밟는 방향으로 이뤄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테오의 행동들은 제가 테오를 싫어하고 보스턴이 우승한 이후 보스턴이라는 팀
에 대한 애정이 시나브로 사라지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됩니다.



아무튼 2004년으로 다시 돌아가서 시즌 중반 테오는 팀의 상징이자 '심장'이라 불리는 노마 가르시아파라를 트레이드 합니다.
지금은 온갖 부상에 시달리면서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A-rod,데릭지터와 함께 리그 3대 유격수라 불리던 
친구였죠. 거기다 성품도 매우 훌륭한 그야말로 팀의 캡틴 역활을 하는 친구였기 때문에 이 트레이드 이후 테오에 대한 도덕적 비
난은 상당히 거쎘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테오에게도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져리프론-부상을 달고다니는 선수라는뜻-에다가 거
액의 연봉을 지급해야 하는 선수는 팀의 효율을 중시하는 테오의 입장에서 제거 대상이었기 때문이죠.  



당시 보스턴이라는 팀은 같인 지구 라이벌-사실 라이벌이라 불리기엔 팀의 우승 횟수차이는 안드로메다이긴 하지만-팀인 양키
스의 대한 저항의 '상징'에 가까운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테오는 보스턴의 팀의 체질을 워너비 양키즈로 바꿔나가
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건 한 개인적인 팬의 주관에서 본 이미지이기도 하고 그 이후엔 리그 자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져서 어
떤 점에서 그렇게 변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말할 자신은 없습니다. 다만 그 이후 보스턴은 또 하나의 '제국'으로 불려지고 있었고 
수많은 보스턴팬들-흔히 보빠-은 한국 메이져리그 커뮤니티에선 꽤나 악질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중이죠.



아무튼 테오의 선택이 틀렸다라곤 할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더많은 팬들을 확보했을수도 있으니까요. 일단 결과를 중시하는
입장에서 테오는 꽤나 유능한 gm이었다고 봅니다. 물론 요즘엔 간간히 삽질 트레이드도 하고 하지만요. 2004년 이후 보스턴은 거
의 동부지구 최강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고 양키즈는 '와신상담'을 노리고 오프시즌마다 '돈지랄'을 감행해왔으니까요. 한편 화
승은 어떤가요? 꽤나 2004년 보스턴과 비슷한 행위를 해왔고 이는 프로팀 입장에선 충분히 할만한 행위라고 봅니다. 그러나 한국
적 정서에서 프렌차이즈 스타를 내친다는건 꽤나 도덕적인 비난을 감수해야 할 일은 분명하죠. 그렇다면 조정웅은 틀린 것일까요? 그것을 판단하는건 사실 주관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저같이 팀의 스토리와 전통, 프렌차이즈를 중시하는 팬들은 이런 팀의 방향성을 싫어하고 그 팀 자체에 대한 애정을 버릴수도 있고 언제나 최강자의 자리를 지키길 원하는 팬들의 입장에선 이런 행동 자체는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처음 이 글을 쓰게된 목적인 화승과 보스턴의 차이. 즉 최강자 이미지임에도 불구하고 화승을 좋아하는 팬이 적어보이는 이유는 왜일까요?




사실 이렇게 긴 이야기를 통해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지금부터 할 이야기들입니다. 화승은 보스턴의 행보를 거의 답습하다
시피하면서 최강자의 이미지를 오랫동안 지속해 오는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두명의 개인리그 '우승자'를 내쳤음에도 불
구하고 말이죠. 오영종과 박지수의 케이스는 이 두명의 팬 들에겐 잔인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 둘을 내쳤던건 결과적으로만 본
다면 틀린 결정만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오영종은 그 당시 승률이 좋아보였긴 했지만 기량이 점점 하강 곡선으로 가던 시절이었
고 박지수의 경우엔 '운영능력'적인 측면에서 보통 테란과 차별점이 그렇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맵 트렌드나 종족 트렌드에 따
라 성적이 꽤나 요동칠여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화승은 빅마켓팀이 아닙니다. 오영종의 연봉은 꽤나 부담이 되었고 박
지수의 경우는 구성훈, 손주흥이라는 대체자가 있기 때문에 개인리그 우승이후 실력에 비해 높아져버린 '박지수'라는 존재는 팀의 입장에서 꽤나 부담스러웠는지도 모릅니다. 그럼 화승은 왜 최강자 자리에 여러번 오른 '강팀'임에도 불구하고 팬은 점점 줄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요?



 
제일 먼저 생각나는건 한국적 정서때문입니다. 미국 프로야구도 꽤나 프렌차이즈 스타에 대한 애정이 크지만 그럼에도 미국 
특유의 합리적인 문화로 인해 트레이드 자체가 꽤나 빈번하게 이뤄지게 만듭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으론 한국적 정서는 뭐 저같
이 한국적인 사고를 가진 팬 들 말고 '최강'을 지향하는 많은 팬들을 납득하게 하기엔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국 가장 핵심
적인 이유는 스타리그의 '팀' 이라는 구성 자체가 아직은 일반인들에게 팬심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바닥의 팬심 역시 
'최강자'를 원하는 팬들이 꽤나 많이 존재하는건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런 팬심의 방향은 분명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강 팀이 아닌 
최강자를 가리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온갖 스타 커뮤니티에서 오늘도 이에 대한 논란이 수없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화
승이 최강자를 원하는 팬들을 끌어들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화승이라는 팀보다 '이제동'이라는 최강자에 대한 매력을 더
느끼는게 이 바닥의 팬심의 실체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조정웅은 이런 사실을 몰랐을까요? 모르겠습니다. 그건 제가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추측해볼 수 있는 그의 마인드 지향점은 팬이라는 어떤 존재에 대해서 거의 의식하지 않고 있
다 라고 보는 편이 옳을 것입니다. 즉 자신을 먹여 살리는건 이 바닥의 '팬'이 아니라 자신에게 연봉을 주는 구단이라는 것이죠.  
물론 좋지 않은 이미지는 어떻게 할텐가? 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런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바닥에서 마타도어
는 길바닥에 치인 돌맹이만큼이나 널리고 널린 것들이고  이 바닥의 '팬의 의견'이라는 것들을 무시하는 전통이야 뭐 말하기 입 아플 정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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