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나님을 믿지않습니다.
그러나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기독교가 개독이라 불리는 것에 대해 비판보단 '아픔'을 느끼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근거없는 인터넷상의 마녀사냥에는 기독교를 옹호해주는 입장이거나 아예 침묵하는 쪽을 취하는 편입니다.
그것은 제가 20대의 대부분을 지내온 대학교라는 곳에서 본 사람들때문입니다.
그들은 평범한 기독교인이면서 또한 독실하다면 독실한 기독교인들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사회에서 '개독'이라 불리는 그 기독교인들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내 친구들, 선 후배들, 그리고 교수님들. 
그들이 있기에 전 기독교에 '희망'이 있고 언젠간 그들이 그 기독교를 바꿔주길 바랬습니다.
그래서 전 제가 나온 학교의 이름을 부끄러워하지않습니다. 비록 이름없고 알아주진 못해도 제가 알게된 그 '사람들'과 
'가치관'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전 매우 혼란스럽고 실망스럽습니다. 방금 학교에 재학중인 후배로부터 알게된 하나의 글때문에 말이죠.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제가 알고 있던 것들로 인해 기독교를 '옹호'해주고 우리가 알고 있는 나쁜 개독이라는 사건들이 전체 '기독교'와 다르다고 말할 자신이 없습니다.
전 평소에 기도를 잘하지않습니다. 
그러나 지금 티비를 보면서 한편으로 이 글을 쓰면서 조용히 기도를 올립니다.
더이상 옹호받지못할 제가 알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그리고 떠나가는 고노무현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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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 설치에 대한 입장]
 
저는 분향소 설치를 분명히 반대합니다!
 
28일 XX대에 故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가 설치되었습니다. 저희 총학생회는 분명히 반대 입장을 표했고 학교에서도 허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사로이 분향소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우선 유감을 표합니다. 
 
저와 총학생회가 분향소 설치에 대해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저와 많은 학우들은 전직 국가원수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에 대해 ‘국가적’ 비극으로 보고, 지난 월요일부터 3일간 금식하며 기도했습니다. 셋째날인 지난 수요일, 하루 이상 금식한 100여 명의 학우들이 비전광장에 함께 모여 오늘 우리 나라가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애통하며 하나님께 회개하며 그 뜻을 구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하나님의 대학으로 자타가 말하는 한동대 총학생회장으로서, 무엇보다 목회자의 아들로서 이 국가적 사태 앞에 취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태도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제게 신앙은 매우 진지한 것입니다. 저희 가족들은 목회중 과로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순교자라고 믿고 있습니다. 아버님을 따라 목회의 길을 가고 있는 제 어머니 역시 모든 것을 희생하고 밤낮없이 국가를 위해 기도하시는 분입니다. 
 
이 글은 매우 큰 논란을 일으킬 것이 분명합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악담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저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과, 값진 신앙을 유산으로 남겨주신 제 부모님 앞에 부끄럽지 않게 정직한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제 신앙 양심으로써 분명히 표명하는 것은, XX대 내 故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 설치는 옳지 않습니다. 
 
1.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분의 관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곳은 하나님의 대학입니다. 이곳 거룩한 하나님의 대학에서 이 사실은 결코 가볍게 취급할 것이 아닙니다. 많은 국민들에게 상처를 남기고 국가적 위신을 크게 실추시킨 그분의 명예롭지 못한 방식의 죽음에 대해 어떤 미사여구로도 미화해서는 안 됩니다. 
 
2. 이념적 성향의 분향소 설치는 결코 옳지 않습니다. 다른 어떤 대통령은 아니고, 오직 노무현 대통령만은 분향소를 설치해서 추모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분명 일정한 이념성향 때문일 것입니다. 건국의 위업을 달성한 분도 거부되고, 가난을 극복하도록 한 분도 거부되며, 그밖에 그 어떤 치적을 가진 대통령도 거부되겠지만 오직 그분만은 ‘추모하여 마땅할 만큼 위대하다’는 논리가 이념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3. 하나님의 눈으로 사태를 바라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기에, 꼭 그분의 잘못이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 성도들이 부끄러워하며 회개해야 할 많은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기독교는 ‘개독교’가 되어 우리 주님의 권위는 떨어졌으며, 아프칸에서의 의롭고 아름다운 순교는 파렴치한 기독교 신자들의 철부지짓처럼 치부되었으며, 북한과 김정일에 대해 오판하여 끝없는 유화정책으로 김정일을 달래는 것만이 북한문제의 해결책인 것처럼 알려졌습니다. 탈북자들은 유리방랑하면서 냉대를 당했고, 북한의 인권문제는 부당하게 금기시되었습니다. 
 
지금의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이 현 정권의 강경한 대북 태도의 소산이라는 주장이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주장이 아닙니까? 공중파 방송에서 무당과 귀신부름이 드라마로 오락으로 정당화되었고, 성적 타락과 높은 이혼율, 저출산과 가족의 해체, 자살율의 급증과 우울증의 확산. 
 
오늘 우리가 함께 겪고 있는 이 비극은 어떤 한 자연인의 자살이 아니라 우리의 지도자였고 대한민국의 상징이었던 분의 비극입니다. 그것은 곧 우리 나라의 비극입니다. 이때야 말로 우리 모두가 하나님 앞에 회개하며 ‘국가적’ 차원의 죄악을 점검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장 겸허하게 노무현 대통령을 보내드리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죽은 자 앞에 제단을 쌓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기도의 향을 올려야 할 때입니다. 겸손하게 무릎꿇고 청년, 지식인, 무엇보다 한국 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로 돌아오도록 하나님께 새로운 축복을 비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와 이 글에 연서하는 학우들 역시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 이 나라의 슬픔을 함께 애도합니다. 주님, 오셔서 진노의 잔을 거두시고 우리 죄를 사하시옵소서. 
 
XX대학교 14대 총학생회장 박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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