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디란 그 시대의 최첨단적 문화의 요소들의 화학작용이에요. 물론 코메디에도 전통적인 화법또한 존재하는게 분명하고 언제나 좋은 코메디란 있을수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세련된 코메디 코드도 세월이 흐르고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정도로의 민망함을 보여주는 장면이 될수도 있으니까요.
우디 앨런의 데뷔작인 돈을 갖고 튀어라 역시 마찬가지에요. 간혹 번뜩이는 아이디어들과 재치있는 장면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장면들은 훨씬 세련되고 복잡하게 얽혀진 현대적인 코드로 무장한 코메디를 이미 본상태에서 민망함만이 느껴지기도 해요. 반면 , 찰리 채플린식 슬랩코메디가 현재에도 통용되는 점은 무성영화적 시스템이라는 것을 활용할수있을때 가능하지요. 돈을 갖고 튀어라에서도 찰리채플린식 슬랩코메디는 나오지만 우디의 특기는 그게 아니기도 하거니와 그런 무성 영화적 코드들이 이 영화에선 지나치게 긴 호흡속에서 우디앨런식 코메디의 재색깔을 오히려 희석시키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봐요. 우디 앨런의 코메디는 상황을 비트는 역설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런 역설이 탄생하는 지점에서 만들어진 '블랙코메디'적인 정서들이 우디 영화의 진정한 재미이기도 하구요. 그런면에서 이 영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블렉코메디적인 상황들은 현실적인 느낌보단 민망함과 코메디적인 면이 지나치게 강하게 느껴져서 캐릭터의 '현실감'을 오히려 죽여버리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이게 시대의 '소통'의 불완전함에서 만들어지는 어쩔수없는 안타까움이기도 하고 우디의 재능이 너무 시대를 앞서가지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ps. 그런면에서 아직도 돈을갖고튀어라이상의 코메디적인 상황조차 만들어내지 못하는 혹은 이런 코메디들의 복제에만 바쁜 몇몇 코메디작가들은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