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 표현의 '한계'
근래 들어 괜찮게 본 영화들의 평을 자꾸 까먹는다.
아니 사실은 평을 썼다가 맘에 들지 않아서 그냥 지나치다 보니 그렇게 넘어가고 시간이 지나다보니 관심이 사라지고 이렇게 되는 것 같다.
'월E'는 올해 들어서 본 영화중에 가장 역작이었고 나에게 애니메이션이라는 미디어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 작품인듯 하다. 사실 더 붙일말은 없지만 대중성과 예술성 애니의 표현력 모든 것들이 이 영화속에 집대성되어 있다.
'미쓰홍당무'는 단연코 올해 한국 영화의 최고의 '쾌거'이다. 이 영화 역시 나에게 선입견을 깨어줬는데 이 영화의 제작비는 고작 10억. 나는 영화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 영화를 포장할만한 최소한의 때깔의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그리고 그 가치를 만족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제작비를 minimum 40억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내생각은 틀렸고 이 영화는 올해 단연코 최고의 한국 영화이다.
2. 타인의 '취향'
며칠전 아는 후배와 메신져로 논쟁을 했다. 그 후배는 음악에 대해서 좋다 나쁘다라는 걸 따지는게 무의미하다고 했으며 음악은 단순한 '취향'문제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엔 음악을 듣는건 '취향'의 문제이지만 음악에 대한 '평가'는 취향이 아닌 비교 우위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이 듣는 음악이 비교당하는 것을 불쾌해 한다. 물론 난 그 비교우위의 결과물을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강요할 생각 따윈 없다. 다만 모든걸 취향의 문제로 봐버리는것은 좋은 음악을 만들기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 좋은 음악을 평가하고 분류하려는 사람들의 '행위'에 대한 무식한 폭력이다.
3. 누군가의 '대장'
2번과 연결되어 있는 문제인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음악커뮤니티가아닌- 오픈된 커뮤니티에서의 음악 논쟁에 대해서 거의 무시하고 지나치는 쪽이다. 물론 나에게도 20살이 갓 넘었을 무렵 내가 듣는 음악에 대한 비교우위를 증명하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기 위해 애썼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이가 먹을수록 그런 것들에 대해 둔감해진다. 누군가를 평가하는 문제는 쉬우나 누군가의 '믿음'을 파괴하는 행위는 달갑지않는 까닭이다. 그렇지만 자신들의 팬덤이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특정 팬덤이 자꾸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다. 나에게도 그들과 동일한 팬으로써의 감정이 남아있지만 그들의 과도한 팬덤은 이해하기가 힘들다. 음악과 전혀 상관없는 공간에서마져 자신들만의 언어로써 누군가에게 불쾌함을 준다는 것을 그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한 그들의 팬덤은 그 가수의 이미지를 갉아먹는 존재가 될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