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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영화에 대한 리뷰글을 쓰고싶었기때문에 애써 앞에서 올해 본 영화들까지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이 다른 영화보다 커서 귀차니즘을 무릎쓰고 영화 리뷰글을 다시 쓰게 된건 아닙니다.
다만 영화가 개봉하고 기대치가 높았는데 대한 안좋은 글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역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 한 사람으로써 안타까운 마음에 몇가지 영화에 대한 변론를 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럼 영화에 대한 리뷰를 시작해보죠.




 한국 영화 감독들은 기본적으로 '괴물'들입니다. 장르 영화의 베이스가 없는 한국 영화시장에서 장르 영화를 어떤식으로 요리해야하며  어떤식으로 자신만의 색깔로 빚어내야하며 그리고 일정한 '흥행'공식에 따라야하는지에  정통하니깐요. 물론 그렇기에 성공적으로 이런 임무를 수행해내는 감독들은 극소수에 불과하지만요.

일단 각설하고 김지운 역시 그런 한국영화시장에 대해 잘아는 영리한 감독들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김지운이 아직 봉준호나 박찬욱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하는 건 김지운 월드의 한계가 그의 재능만큼이나 선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놈X3에게 엄청난 기대감을 가졌던 건  김지운이 자신의 세계의 한계를 뛰어넘는 걸 보길 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여전히 안타깝게도 김지운은 자신의 한계를 깨지 못했다는 겁니다. 물론 그의 영화를 예전부터 좋아했던 사람으로써 지금같은 수준의 영화만 만들어줘도 바랄것이 없습니다만.
 
 김지운에 대한 감독론을  쓸려고 이 리뷰를 시작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 더 김지운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김지운의 영화는 시나리오의 디테일보단 내러티브에 초점을 맞추며 이 내러티브는 거의 대부분 김지운이 차용하는 장르 영화에 충실하게 전개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김지운의 타고난 비쥬얼 감각을 입혀서 이쁘장하고 때깔나는 '기성품'을 만들어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영화에서 새로움이나 영화를 보고나서의 '여운'같은걸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어떻게보면 헐리웃 유형의 상업영화감독으로서의 재능이 더욱 빛나는 감독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안타까운건 그가 한국말을 하는 한국 감독이라는 거죠.  김지운에게 헐리웃의 자본력을 매꾸기 위한 수단은 그래서 한국적인 소재를 헐리웃 장르 영화와 결합시키는 겁니다. 김지운의 기대치는 바로 이점입니다. 자본력이라는 페널티를  한국적인 소재로  완벽하게 치환해낸다는 점입니다.-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최동훈과 김지운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최동훈은 기본적으로 '무국적'인 냄새가 나는 장르 영화의 장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 애국이라는 말이나 조국이라는 말. 그리고 쇼비니즘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저 역시 어쩔수없는 '한국말'을 사용하는 한국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어로된 95점짜리 영화보다 한국어로 된 90점짜리 영화가 더 좋게 보이는건 어쩔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전 김지운의 현재  영화의 수준에 대해서 만족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가 항상 90점짜리 수준의 영화를 만들어 낸다면 말이죠.


 그리고 놈X3를 보는 문제의 발단은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합니다. 그의 영화가 예전작품 수준의 90점정도의 영화수준을 만족시키느냐이죠. 그리고 또하나는 문제의 초점은 그의 영화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이제 그의 영화를 좋아해주는 수준의 팬들뿐만 아니라 다른 팬들조차 만족시켜야 하는데서 생겨납니다. 이 두가지 논점에서 한가지는 맞았고 한가지는 틀렸습니다. 놈x3는 여전히 90점짜리 영화입니다. 화려한 비쥬얼과 때깔. 그리고 시나리오의 디테일보다는 연출적 감각에 의존하는 점. 여전한 90점짜리 수준을 보여주는 김지운표 영화이죠. 다만 앞의 논란은 이 90점짜리 영화에 대한 관객의 기대치가 너무나 높았기에 오는 일시적 '인지부조화'라고 봅니다. 아마 김지운의 팬들 혹은 이 영화를 기대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의 기대치는 아마 봉준호의 '괴물' 수준일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놈x3은 안타깝게도 그점을 충족시키지는 못합니다. 그건 김지운보다 봉준호가 나아서가 아니라 그둘의 추구하는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그럼,조금 더 영화의 디테일한 논점들에 대해 하나하나 변호해 보도록 하죠.


 첫째, 캐릭터가 약하다라는 점. 이 점에 대해서 원작 웨스턴 영화와 비교하면서 깎아내리는 분들이 있는데 전 사실 그게 굉장히 우스웠습니다. 원작 웨스턴 영화의 캐릭터들 역시 '선'과 '악'이 분명한 장르 영화의 법칙에 충실한 전형적인 인물들일뿐입니다. -웨스턴 영화역시 그 당시에는 헐리웃의 '기성품'일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는 21세기이고 이런 전형적인 유형의 캐릭터는 지금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김지운이 새로운 '캐릭터'구축에 실패했다는 점에 대해선 동의하지만 이것이 김지운이 기존 웨스턴식 캐릭터의 특징을 갖고온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는 거죠. 김지운의 영리함은 여기서 그런 의미에서 어느정도 패착이 되었다고 봅니다. 정우성이 연기한 캐릭터의 부실함은 다소 김지운이 의도한 바가 크다고 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캐릭터는 정우성이 아니라 송강호이며 그점이 기존 웨스턴 영화의 캐릭터 구조와의 '차별점'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캐릭터 구축의 실패는 송강호와 이병현의 대립점을 조금더 디테일하게 묘사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이죠.

 둘째, 액션의 기술적 성과?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초반부 혹은 그 이후에도 많은 액션 시퀀스들은 대부분의 한국영화 수준에서 볼 수 없는 훌륭한 것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션 연출에 실패했다는 점은 이 영화의 런닝타임이 지나치게 길었고 후반부에서의 하이라이트가 될만한 추격씬에서 초반부에서 보여줬던 비쥬얼의 '충격'이상의 것들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이거 어디서 들어본듯한 이야기아닙니까. 네 맞아요. 대부분의 헐리웃 액션 블록버스터들의 액션 연출들에 대해서 이야기할때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이런 착각들은 영화를 비쥬얼로 놓고 보기때문에 발생하는 겁니다. 영화는 비쥬얼의 충격순으로 보여지는 게 아닙니다. 시나리오의 흐름에 따라 그에 맞는 액션 시퀀스들이 발생하는 거죠. 그럼에도 후반부의 액션씬의 늘어짐에 대해선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그리고 그건 기술적 패착이라기보단 시나리오에서 오는 문제점입니다. 이것 역시 김지운 감독의 영리함이 불러온 부분중의 하나입니다. 그는 영화에 한국적 소재를 넣어야한다는 의무감에 다소 무리를 두었습니다. '독립군'과 '일본군'의 이야기는 이 영화에서 오히려 영화의 초점을 흐리는 역활만을 할뿐이에요. 그중에 '독립군'부문은 아예 잘려나가버렸고 '일본군'과 마적단 그리고 세명의 놈 x3들의 하이라이트 부분은 판을 너무 크게 벌려논 덕분에 오히려 맥빠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셋째, 송강호에 의존하는 영화? 제 지인도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액션은 '원티드'보다 못해. 이 영화 완전 송강호가 살린거같은데." 그리고 여러 리뷰글에서 송강호의 '개인기'를 빼면 그저 그런 영화이며 송강호의 '개인기' 역시 다소 식상하다라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점에 대해서 동의합니다만 영화 전체적으로 보면 송강호의 '개인기'역시 감독의 연출의 일부분이라는 겁니다. 물론 송강호가 맡은 캐릭터가 송강호가 아닌 다른 배우가 맡았다면 그정도의 연기를 해주었다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런 가정이 필요가 없죠. 감독은 송강호에게 그캐릭을 맡겼고 그는 영화에서의 훌륭하고 장점이 될만한 그의 연기를 선보였으니깐요. 송강호 캐릭터에 대한 식상함이라는 부분은 개인의 '취향'에 가까운 문제라 패스하겠습니다. 제 개인적으론 송강호의 캐릭터를 보면서 캐러비안 해적의 조니뎁이 연기한 '잭스패로우'가 떠올랐습니다. 기존 장르 영화에서의 신선한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구축된 캐릭터가 그 영화 전체를 이끌어나가는 영화라는 점에서도 비슷하고 말이죠.


놈x3는 제가 생각하기에 캐러비안 해적 씨리즈와 굉장히 유사한 영화입니다. 캐러비안이 해적물이라는 헐리웃에서 다소 생소한 장르물을 부활시켜낸 점,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조니뎁의 유니크한 캐릭터의 대한 의존도. 그리고 소재의 한계에서 오는 액션 시퀀스의 한계점까지도 말이죠. 전 사실 캐러비안 해적 씨리즈 역시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책에서나 볼 수 있었던 소재를 비쥬얼로 살려냈다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제가 놈x3를 대하는 평가 역시 캐러비안 해적과 굉장히 유사합니다. 무덤에 묻힐뻔 했던 한국식 만주 웨스턴이라는 세계관을 꺼집어냈다라는 점에서 말이죠. 그러나 이 영화가 95점짜리 영화가 되려면 그 만주라는 '세계'를 조금더 영화에서 적극적으로 이용했어야 했어요. 그래서 장르 영화의 토대가 전혀없는 한국 영화에서 만주식 세계관을 소재로한 장르 영화들이 만들어 질 수 있는 '촉매재'가 되어주기를 이 영화에 대해 바랬던 겁니다.  이부분에 있어선 놈x3는 너무나 아쉬웠어요. 장르 영화의 변주에 지친 한국 영화 감독들에게 안전한 '세계관'을 지닌 장르 영화의 토대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말이죠. 물론 이게 완벽한 실패를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제발 이 영화가 대박나서 만주식 세계관에 대한 활발한 실험들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물론 그게 김지운의 영화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이 영리한 감독은 또 다시 똑같은 '장르'를 만들어내는 감독은 아니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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