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번 대선에 사실 누가 되든 상관이 없다. 사실 난 "이념적 투표"를 하고 싶지만 우리나라에 진정한 "이념정당"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 회의감이 든다. 그럼에도 누군가를 지지해야 한다면 "문국현"을 찍을 것이다.
난 사실 그에 대해서 솔직히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다만 내가 그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이유는 조금 특별하다. 난 그의 경제 정책이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미시"적인 부분에선 내 생각과 다른 점이 많다. 내가 그에 대해 유일하게 아는 경제쪽 이념에 대해서만 말하자면 그는 "중립 우파" 성향이라고 말할수 있을테고 "중립 좌파"인 내 이념적 특성상 그를 지지할 수 없다.
내가 그를 지지하는 단 하나의 확실한 이유는 그가 내각제와 대통령 4년 중임제의 개헌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그에 대한 지지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 대선을 흔히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국민들의 역동적인 성향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나쁜말로 "기회주의"와 "포퓰리즘"이 판치는 대선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라는 말도 된다. 우리나라도 이념적인 정치체제로 갈 기회는 수없이 많았다.
그러나 그럴때마다 드라마틱한 대선을 위해서 한 정당의 대표가 "통합"이라는 허구에 가까운 정치 이합집단을 만들어 내면서 번번히 실패하였다. 그리고 그런 현상은 지금도 유효하며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과거"보다 "현재"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유난히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
이것은 친일 세력이 친미 세력으로 탈바꿈하고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과거 군부 세력이 기득권 세력으로 탈바꿈화고 다시 "우파"의 틀을 뒤집어쓴체 여전히 한 나라의 거대한 야당이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민주주의의 올바른 시스템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이런 세력들을 뿌리뽑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내가 생각하는 이번 대선 시나리오는 최악이다. "한 야당의 후보"는 이념적으로 보수파에 가까운 사람이지만 그나마 낫다. 그의 지지자들은 아마 "이념적 투표"를 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보수파"에서 낼 수 있는 카드중에 최악중 최악의 카드라는 것이 슬픈 것 뿐. 이념적 논쟁을 떠나서 자신의 이기적 욕심을 위해 온갖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대통령 후보라는 건 법과 시스템을 옹호해야할 "우파"의 입장에서 슬픈 일이 아닐까?
그러나 좌파의 카드는 더 암울하다. 내가 생각하는 여당의 후보는 이념따윈 없는 사람이다. 그는 그냥 대통령이 되고 싶은 기회주의자일 뿐이다. 그가 여당의 원 뿌리인 또다른 야당의 후보와 다른 점은 그는 낮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지역 패권주의"를 선거판에 끌여들어와 승리자가 되었다는 것과 대선에 두번이나 불복한 야당의 후보는 그러지 못했다라는 것의 차이일뿐이다.
그 두명의 후보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당이 어디든 상관이 없을꺼다. 다만 자신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 이용해야할 집단에 불과하다.이해하기 쉽게 그 야당의 후보의 행적을 미국 정치에 빚대어 표현해볼까?
그는 공화당에서 정치를 시작해서 공화당 후보로 민선 뉴욕시장(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었다. 그리고 그는 공화당에 대선 후보로 나왔으나 경선에 불복하고 신당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대선에 실패한 이후 민주당에 입당한다. 민주당 대선 후보까지 오른 그였지만 역시 민주당 대선에서 참패하고 또 다시 대선에 불복한 후 공화당 네오콘들이 모여있던 남부 주를 중심으로 한 지역 정당에 입당해서 대표가 되지만 탈퇴하고 갈라져나간 민주당의 패권주의 세력의 대통령 후보가 된다.
이렇게 보니까 확실히 이해가 빠르지 않은가? 우리나라에서 정당에 대한 "이념 투표"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현실정치"속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대선이 최악인 이유는 여기에 더해 가장 이념 정당에 가까운 한 정당의 후보마져 NL과 PD라는 정당의 노선의 허울좋은 통합 후보라는 사실과 거대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휘청하는 사이에 그의 반대세력이었고 그나마 사라졌어야 마땅할 영남 패권주의 세력이 다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카드"를 내밀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나마 내가 지지할만한 후보는 정치 세력도 없는 "포퓰리즘" 정치가이다. 아마 이런 끔찍한 대선을 다시한번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난 그 "포퓰리즘" 정치가의 공약 하나에 내 한표를 던지겠다.
흔히 대선을" 미래"를 보기 위한 선택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대선은 이제 과거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되어야 한다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허울좋은 전 국민을 다 잘 살게 해준다는 "사탕발림"공약 따위가 아닌 내각제와 4년 중임제같은 과거를 반성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나는 이미 우리 사회가 "대통령"하나가 바뀐다고 달라지지 않음을 저번 대선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다. 지금 중요한건 우리가 눈앞에 이익을 위해서 전혀 이해관계가 다른 이와 "정치적 연대"를 맺는게 아닌 "시스템의 완성"을 위해 자신의 한표를 행사할때인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난 "문국현"이 아닌 거대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내각제와 4년 중임제를 들고 나왔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가 살아온 정당의 "이익"을 위해 그걸 실행할리 없다는걸 알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