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가 어제인가 그저께 중간광고를 허용했다라는 기사를 보았다. 학교에서 광고를 "전공"했을때 중간광고에 대해 배워온것과 한때 광고업에 몸담을려고 했던 사람으로써 이번 결정에 대해서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었는데 여론은 그게 아닌 거 같다. 물론 시청자의 "권리"는 중요하지만 중간광고에 대해서 사람들이 너무 이기적인 접근만을 하는 것 같아서 한번 글을 써볼려고 한다.
중간광고가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 사람들이 보통 말하는 반론중에 하나가 갸뜩이나 광고가 많은데 프로그램 중간에 마져 광고를 봐야하느냐라고 말들을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로그램의 길이에 맞춰서 법적으로 정해진 광고 시간이 있다라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즉 한시간의 프로그램에서 정해진 광고 길이는 변하지 않은체로 단지 프로그램의 중간에 삽입되는 광고가 새로 생길 뿐이다. 이점은 물론 광고클라이언트들과 방송국들간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문제임은 틀림없다. 요즘같이 DMB가 발달하고 맞춤형 티비. 음성적인 다운로드가 발달한 상황에서 공중파 컨텐츠 앞 뒤에 붙는 광고의 노출효과가 줄어들고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즉 이번 방송위의 결정은 줄어들어가는 "지상파의 파워"를 조금이나마 반전시켜볼려는 지상파 방송국과 광고 대행사들의 마지막 "카드"인 셈이다. 사실 지금도 마켓터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에 억대의 모델을 사용해서 수억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광고 그리고 단 15초를 트는데 들어가는 천문학적 비용까지의 비용을 들임에도 불구하고 이 광고가 엄청난 "홍보"효과가 있다라는 거짓말 말이다.
이런 거짓말은 그들이 살아가는 생계수단을 지키기위한 어쩔 수 없는 거짓말이다. 그러나 현재 마케터들과 광고회사들의 이런 거짓말들이 뉴미디어가 발달할 수록 점점더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조금 더 거짓말을 유지시킬 필요가 있는 "중간광고"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중간광고"자체가 현재 뉴미디어로 급격하게 무게 중심을 이동하는 광고시장에 대한 대세를 거스를 순 없지만 그 속도자체를 막아줄 수는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광고든 뭐든 기본 베이스가 중요하다. 즉 새로운 매체 환경을 기존 광고를 하던 사람들과 마케터들이 적응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며 그것은 "북미"같은 선진국에서 발달해온 것처럼 천천히 기술발전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무게 중심이 이동해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광고가 무의미하다"라고 말하는 세스고딘의 이론들이나 "입소문 마케팅" 에이젼시같은 그룹들이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광고 시장은 이런 자체에서의 변화없이 너무나 빠른 시장 변화를 겪고 있다. 새로운 개념의 마케팅 기법이 나올려면 필요한것은 "헌 마케팅 기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엔 헌 것은 없다. 글이 삼천포로 약간 빠졌는데 아무튼 중간광고는 광고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환영할만한 사건이다.
사실 이제까지의 광고시장은 공급자체가 거의 공산주의식 개념을 띄고 있었다. 물론 골든타임이나 프로그램에 따른 약간의 차별은 있지만 거의 같은 단가에 광고들이 팔리고 있었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중간광고는 광고시간에 대한 미세한 차이에 따른 엄청난 광고효과를 분석하는게 가능하며 그것에 맞는 광고 포맷을 제작하려는 시도도 많아질 것이다.
이는 공중파 컨텐츠의 제작자체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는 데 드라마를 예를 들면 한국 드라마들의 고질적인 늘어지기 전개같은 것들이 많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물론 시민단체나 몇몇 사람들이 우려하듯이 갈수록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내용으로 흘러갈 우려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기술의 규제를 풀어주었는데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른다고 막는다는 것은 더욱 민주주의적 사고방식에 어긋난다라고 생각을 한다. 부작용에 대한 비판은 문제점이 발생했을때 시작해도 늦지 않는 것이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이번 중간 광고 허용으로 인해 광고 수준의 변화가 시작되리라는 약간의 기대도 해본다.
예전같이 남들이 하니까 만든다라는 마인드 따위의 광고로는 타이트한 시간설정과 핫 스팟에 따른 광고 효과가 분석될 중간광고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본다. 조금 더 크리에이티브 해지고 부지런한 광고인들에겐 아마 이것이야말로 바래왔던 뉴스가 아닐까.
예전 광고에 대해서 "꿈"을 꾸고 있을때 한국에서 딱 3가지를 없애면 한국 광고시장의 크리에이티브는 눈에 띄게 발전할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하나는 지금 이루어진 "중간광고"의 허용. 그리고 나머지 두가지는 "민간 미디어 랩"의 허용과 "사전 심의 제도의 폐지"이다.
다른 면에서는 온통 규제나 법 따위를 무시하는 나라에서 "광고" 에 대해서만 왜 "독과점"을 그대로 방치하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이 두가지가 빠르게 보완되고 해결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난 지금 비록 광고에 대한 "꿈"을 버렸긴 했지만 여전히 좋은 광고를 보는 것은 즐겁다. 그리고 그런 광고가 계속해서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때문에라도 이런 방송위의 결정에 미약하게나마 찬성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