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갑자기 잘 되던 아이팟이 고장났다. 외출할때 밖에 어짜피 쓰질 않으니 요즘은 주로 동생이 쓰는데 아무튼 아이팟이 고장났으니 자기 핸드폰으로 이제 음악을 넣어달랜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설명서를 보고 핸드폰의 mp3 플레이어를 넣는 과정을 보다 한마디로 말해서 "질려버렸다."
핸드폰에 mp3 몇 곡을 넣기 위해서 소요되는 시간이 정말 내가 핸드폰으로 mp3를 절대 듣고 싶지 않게 할 만큼 길기도 하거니와 과정이 무지하게 짜증이 났다. 처음엔 수없이 깔아야하는 전용 프로그램들때문에. 그리고 그 전용프로그램에서 또 다시 각 통신사별로 mp3 drm이 따로 있어서 일일이 변환을 해야하는 과정때문에.
물론 이는 그 각 통신사의 유료 mp3 다운로드를 통해서 다운을 받음 쉽게 해결된다. 그러나 내가 미쳤다고 조악한 휴대폰 mp3안에 들어갈 mp3를 다운받기위해 그것도 다른 플레이어에선 실행조차 안되는 파일을 유료로 받는단 말인가.
난 mp3 무료 신봉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질낮은 서비스를 유료로 구입하고 싶진않다. 한국의 음원사업자들은 무료로 다운로드 받는 다운로더들이 음반시장을 망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들의 밥그릇싸움에서 오는 이 짜증나는 "불편함"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얼마전 아마존에서 NO Drm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뉴스 기사를 보았다. 인터넷에서 음원을 사는 소비자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편리함" 그리고 "가격"이다.
애플 뮤직 스토어가 나름의 저렴한 "가격"으로 성공했지만 아마존은 이 "가격"에 "편리함"을 더했다. 물론 무료 mp3 시장과의 힘겨운 싸움이 남아있지만 말이다.
아무튼 아마존의 이런 노 drm서비스는 소비자를 "도둑"으로 취급하지 않은 서비스라 공감이 간다. 물론 이는 무료 mp3 대세에 대한 음반사들의 작은 항복 선언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 인식을 바꾸는 것은 컨텐츠이고 그 컨텐츠와 mp3라는 매개를 통한 새로운 수익모델이 어서 빨리 나오길 바란다. 물론 나같은 소비자입장에서 어찌되었든 저런 서비스는 환영할만하다. 한편 한국의 공급자 편의의 서비스들은 진절머리가 난다.
특히나 컨텐츠사업에서조차 아예 소비자를 "도둑놈"이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그 작은 자신들의 파이를 지킬까 고민하는데에만 더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차라리 그 시간과 돈을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파이를 키우는데 쓴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DRM공급자들은 자신들이 컨텐츠 소유자인양 행동하는 것 같다. 제발 그런식의 사고를 버렸으면 한다. 중요한 것은 컨텐츠 생산자들과 소비자를 어떻게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연결시키느냐에서 출발한다.
물론 개인적으론 이런 중간 유통과정을 거치는 구조에 대해서 무척이나 회의적이다. 어짜피 웹은 최종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동일시되는 구조로 가야하며 이는 또 다른 라디오헤드의 음반판매-직접 자신들이 웹상에서 음원을 파는 형태-같은 형태로 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컨텐츠 유통단계가 절대 없어지진 않을 것이다. 컨텐츠 판매라는 것은 일대일의 유통방식이 아닌 일대 다수의 유통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떠오르는 단 한가지 단어는 바로 "마켓팅"이다. 결국 컨텐츠 유통의 돌파구는 이 "마켓팅 툴"적인 서비스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