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영화는 자신이 보고 판단해야 함을 절실히 느낀 영화에요. 온갖 혹평, 관객과 평단 양쪽이 외면한 영화를 이렇게 좋게 본 영화도 드물군요. 저에게 샤말란은 여전히 훼이보릿한 감독이에요. 아 그럼 각설하고 영화얘기를 하자면 이 영화를 재밌게 감상하려면 몇가지만 지켜주면 되요.
첫번째, 디테일을 무시하라.
두번째, 맥락을 중요시 여겨라
세번째, 반전을 기대하지말라.
위 세가지 조건만 지킨다면 이 영화는 여전히 매력적인 샤말란표 영화라고 생각해요. 아 한가지가 더 있군요. 포스터에 낚이지말라. 이 영화는 잔혹동화랑 거리가 먼 영화에요. 오히려 아름다운 동화라고 소개하는 편이 더나았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런점에서 평론가들이 혹평하는 이유도 살짝 이해가 되긴해요. 이 영화는 전반적인 어두운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전형적인 아동용 동화이야기니까요. 근데 아동용동화를 보고 좋아하고 감동하면 안되는 법은 없자나요. 전 개인적으로 무척 즐거웠어요. 이런 어떻게 보면 굉장히 유치한 이야기를 뻔뻔스럽게 끌고 가는 감독의 능력과 그걸 받쳐주는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다른 맥락을 읽을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래요. 이 영화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이면서 여전히 샤말란적인 이야기를 하고있어요.
평범하고 나약한 슈퍼 히어로즈의 인간적 고뇌는 샤말란 식 영화에 주 아이템이죠. 물론 이영화에선 사실 그런점이 치밀한 갈등전개나 그런걸료 표출되진않아요. 하지만 폴지아마티가 연기한 캐릭터는 어느정도는 공감이 되기도 해요. 그리고 나머지 맥락은 바로 샤말란자신에 대한 이야기죠.
샤말란은 이영화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뻔뻔스럽게 하고있어요. 자신의 영화를 이해하지못하는 혹은 오독하는 평론가들에게 통쾌한 복수를 하기도 하고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그럴싸한 변명을 내놓기도 하죠. 특히 극중에서 샤말란 역이 연기한 Writer와 극중 요정인물의 이름이 Story라는 설정은 너무나도 유치한 샤말란식 장난이에요.
그는 스토리와 작가를 교묘하게 만나게 만들었지만 보여준건 아무것도 없는 영화를 만들었죠. 즉 자신의 영화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서 고전적인 기승전결을 무시하라고 이 영화를 통해 따끔하게 가르칠려고 해요. 물론 이런방식에 대해 어떤 평론가들은 무례하게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샤말란의 자기 도취가 지나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지만 전 그의 그런 뻔뻔하고 유치한 점이 너무도 사랑스럽고 귀여워 미치겠어요.
뭐 어때요. 자기 영화를 자기맘대로 만드는거에 뭐라 할사람은 없죠. 그리고 대다수의 관객들이 그의 영화에 발등을 돌리더라도 그의 영화를 지지하는 저같은 팬들도 있음을 샤말란은 잊지않았으면 해요. 그리고 여전히 뻔뻔 스러운 그의 영화를 기대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