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중에 손톱을 뜯는 행위는 내 가장 오래된 습관이자 고쳐지지않는 버릇중에 하나이다. 어릴땐 그 손톱을 쭉쭉파는 행위까지 했으나 치열한 교정작업과 무의식과의 전투로 인하여 내가 정신을 되찾았을 때 손가락이 입안에 들어가있는 경우는 드물어졌다. 그럼에도 내가 의식을 되찾았을 때 아찔한 순간은 심하게 뜯어져버린 손톱사이로 흘러나오는 피, 그리고 그 고통이 느껴질 때이다.
내가 손톱을 뜯는 경우는 무의식이 내 정신상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라는 것인데 내가 여태껏 분석해온 결과는 세가지 정도이다.
첫번째, 물리적으로 배가 고플때. 물리적으로 배가 고파서 뭔갈 먹어야 하는데 일에 집중하거나 먹는것을 하지못할때 주로 이런일이 발생한다.
두번째, 뭔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그걸 풀지 못할때. 이런 경우 내가 의식이 있을때 스스로 주먹으로 벽을 치는 경우와 같다. 사실 손목이 부러질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손등에 약간의 피가 아려 부을정도로 고통이 느껴지는 순간이 오면 그순간만은 쌓여있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기분이 들때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종의 편집증 혹은 강박증 때문이다. 이경우는 앞의 두경우가 같이 오는경우가 많긴 하지만 가끔 내가 손톱깎기로 손톱을 깎지않 아서 손톱을 손톱으로 부러 뜨리다가 계속해서 균형을 맞추기위해 점점 손톱이 깍여나갈경우 발생한다. 나중엔 심할땐 피가날정도로 손톱이 깎여나감에도 난 고통보단 심리적 안정을 위해 손톱 뜯는 행위를 지속한다.
오늘의 경우는 정신이 돌아왔을때 엄지손톱의 절반 가량이 날아가있었고 오늘의 원인은 두번째 경우와 현재 진행형의 세번째 경우가 합쳐진 케이스다. 지금도 키보드를 치면서 손가락 마디마디에 진동이 올때마다 미세하게 엄지에 고통이 느껴진다.
지금 내가 이글을 쓰는 이유는 현재 진행형의 강박관념과의 싸움이다. 키보드를 치지않는 순간은 계속해서 손톱을 뜯게 되고 고통이 오니까. 뭐 그렇다고 영원히 글을 쓸수도 없는 노릇이고 글을 쓰는 와중에도 보이지않는 전쟁은 계속된다.
어리석어 보이고 유치해 보이는 일이지만 한사람에겐 끊임없는 전쟁일 수도 있다. 내 강박관념과의 전쟁은 그런 의미에서 굉장한 교훈을 주고있다. 이 글을 끝내지못하는 스트레스도 아이러니하게도 강박관념과의 전쟁의 하나의 불씨가 되어가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를 이글을 이쯤에서 끝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