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무척이나 보고싶었는데 집은 지방이고 개봉은 서울에서 단관개봉한지라 결국 포기하고있었는데 우연히 아는 후배가 파일을 가지고있어서 늦게나마 보게되었네요 -_-

 

사실 이런 영화가 단관개봉한것자체가 무척이나 화날정도로 괜찮은 영화에요.

 

물론 이영화가 잘만든 영화는 아니에요. 군데군데 어설픈 설정이나 일본영화특유의 오버하는 시퀀스.

 

그러나 이영화가 재밌는 점은 영화의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을 아주 적절하게 영화에 녹여놓았다는 점이죠.

 

이 영화를 비교하자면 최근에 개봉한 뮌헨과 비교하고싶은데. 뮌헨이 영화적인 화법이나 연출적 측면에서 비교할수없을 정도로 잘만든영화에요. 그리고 둘다 두개의 대립적인 집단간의 갈등을 담고있는데 그것을 풀어나가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박치기에 더 점수를 주고싶어요.

 

박치기는 비록 어설프고 청춘들이 나오는 드라마치고 캐릭터들의 성장이나 이런면이 그닥 잘드러나는것은 아니지만 이 어설프고 그런 측면들이 일본사회속에서 조총련계 제일 한국인들의 삶을 이중적으로

드러내는 듯해보여서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어설픈 한국말조차도 그런 측면의 하나로 고려해서 보았기

때문에 그다지 싫지않았답니다 ^^;

 

아마 이영화를 보는 분들중에 여기 잠깐씩 스쳐지나가는 역사적 사실을 잘모르고 보는 분들이 많으실꺼에요.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60년대말은 세계적으로 반공, 탈이데올로기가 대세였던 세대였죠. 그리고 평화의 상징, 반체제, 히피의 상징인 자유. 우드스탁등. 그리고 60년대 동경올림픽이후 부유해진일본의 젊은 세대역시 이런 세계적인 흐름을 겪게 되요. 그래서 모택동이 나오고. 락앤롤이 나오고, 대학생들의 데모장면이 나오죠. 이와 비슷한 장면들은 무라카미류소설원작의 "69"이라는 작품에서도 나오는것들이지만요. ^^

 

그런점에서 사실 2005년이 지나가는 지금 측면에서 보면 철지난 얘기로 보일수도 있어요. 그게 이영화의 가장 아킬레스건이자 아까 비교했던 뮌헨이 가지고 있던 약점과 동일하죠.

 

가즈시로가즈키의 GO는 그런면에서 현재진행형의 제일교포이야기를 다루고있어요. 개인적으로 가장좋아하는 성장드라마중의 하나인데 그런점에서 GO가 훨씬 뛰어난 작품이에요.

 

그렇지만 과거의 얘기라고 해서 절대 간과해선 안되는 사실이 있어요. 뮌헨이 가지지못한점은 이점이에요. 과거완료형의 문제지만 뮌헨은 남의 민족의 이야기이고 박치기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 한국인들의 이야기니까요.

그런데 조금아쉬운건 왜 이런영화들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제작은 고사하고 겨우 단관개봉에 거치는것일까요?

 

우리세대들이 과거사에 유달리 관심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하면서 조금 씁쓸하기도 하네요. 과거의 아픈 역사를 알지도못하면서 무조건 일본이라면 배척하는 몇몇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더욱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ps. 영화에 히로인으로 출현하는 사와지리에리카양은 여기선 유달리 살이쩌보이네요. 그래도 이쁘긴 이뻣어요.

 

ps2 거의 까메오 출현에 가까운 오다기리죠의 모습을 보는것만으로도 재밌군요. 그는 참 의식있는청년

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다보면.

 

 

 

박치기 (2006) :: 2006. 2. 24. 12:13 Out-/Movi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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