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 동막골을 보았으니 이제 "형사"만 보면 대충 2005년 한국영화 베스트를
작성해도 될꺼같단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웰컴투 동막골에 거는 기대가 또 다른 장진 원작의 영화 "박수칠때 떠나라"에
비해서 큰건 아니였지만 그래도 보고싶단 생각은 들었다.
사실 원작 각본을 미리 본 상태라 내용도 대충 알고 있었고 그 내용들을 어떤 영상으로
풀어낼까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서 봤다고 생각한다.
결과론적으로는 미리 스토리를 보지않은 편이 후반부의 지루함을 다소 들어낼 수 있었을테고
그렇다면 좀 더 좋은 점수를 줄수있었을것같다라는 생각도 들지만 내가 보기엔 초짜 감독의
한계랄까 그런것을 여실히 드러내었다고 본다. 박광현 감독은 이 작품으로 장편 데뷔를 했다.
즉 신인감독으로써 120분을 컨트롤해는 능력이 다소 부족했다는게 너무 아쉽다.
초반부의 좋은 의미로써의 미야자키하야오의 오먀쥬스런 화면에 비해 엔딩쪽으로 가는 비장미(?)
넘치는 전투씬은 오히려 좀더 판타지스럽게 가던지 짧게 가던지 과감한 감독의 결단이 필요하지
않았는가 싶다.
즉 이작품을 실사작품으로 비유하자면 슬리피할로우의 한국판이라고 볼수도 있다.
즉 작품에 배경에 대한 셋팅이라든지 축제장면등은 "판타지"를 보길 원하는 관객들을 충분히
만족시켜줬다고 할수있다. 하지만 영화는 결말로 갈수록 엉뚱한 방향으로 치닫는다.
영화에도 톤과 매너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초반부는 유쾌한 휴머니즘 판타지였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여타 한국영화 블록버스터스런 진부한 휴머니즘으로 치닫는다는 것이다. 이 과정
에서 초반부의 발찍함-이런 판타지영화에서 논리의 결함쯤은 충분히 눈감아줄수있다-은 후반부의
그 비장한 휴머니즘을 설명해내는데 역부족이 되고만 것이다.
이런 안타까움은 이 영화가 좀더 전체적인 프로덕션에서 기획과정에서의 의사소통의 부재때문
일지도 모르겠고 한국관객들의 성향을 고려한 감독의 안타까운 결단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과론적으로 이영화의 후반부는 악수가 되었다.
만약 후반부를 장진스런 개그로 포장했더라면 좀더 나은 작품이 되지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800만명의 관객은 절대 불러들일순 없었을것같다라는 생각역시 같이 하게 된다.
첫번째 장편영화를 만든 감독에게 너무 과도한 부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감독이 초짜든 거장이든 신경쓰지않고 영화를 본다는 점이다.
그리고 조금 이 영화에서 안타까운점이자 한가지 미덕이기도 한점은 오리지널리티의 부재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영화는 노골적인 한 영화 감독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감독의 의도가 그 위대한 에니메이션 감독에 대한 헌사이었는지 아니면 한번쯤은 생각해볼만한
그 감독스탈애니메이션의 실사화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치명적인 오리지널리티의 부재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물론 이런 장면들이 영화적 관점에선 커다란 장점이다. 내가 가장좋아했던
장면들이었기도하고 그러나 박광현감독의 차기작이 800만이라는 흥행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기대가
되지않는 것도 바로 이런 점에서 기인한다.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이 일주일만의 조기종영에도
불구하고 "기대주"혹은 "천재"로까지 포지셔닝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감독의 오리지널리티의
부재는 박광현감독의 차기작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한 것이다.
물론 내가 발견하지못한 박광현감독의 스타일이 존재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