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한사람의 거대한 이름을 갖고가는 작품입니다.

뭐 두말하면 입아프겠지만. 지브리표 애니 혹은 미야자키식 재패니메이션이라는

이름은 그 이름만으로도 어떤 거대한 무게감을 지닙니다.

그렇지만 이 애니에서 분명 미야자키라는 이름은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느낌입니다.

이 작품이 거장의 작품이 아닌 다른 감독의 작품이었다면 그나마 훌륭한 요소를 발견하려고

노력했겠지만 이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거대한 네임밸류를 생각할때

이작품은 분명 거장의 실패작이라고 불려도 무방합니다.

어쩌면 더이상 올라갈때가 없는 천재감독의 "매너리즘"에 가까운 느낌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느낌은 스필버그의 "우주전쟁"에서도 똑같이 느꼈던 것입니다.

어쨌든 각설하고 이 애니메이션은 미야자키표 영화의 전매특허인

19세기 혹은 20세기 초반 유럽 남부 지방어디에선가쯤에서의 아름다운 세계라는 것을

구축하는데는 일단 성공한듯 보입니다.

영화를 보는내내 펼쳐지는 미야자키만의 색체와 느낌은 사람들에게 환상적인 느낌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그냥 그러한 예쁜 그림을 선사하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일정한 값어치를 한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영화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들이 파괴되버린 기형적인 행태를 이 애니는 보여줍니다.

그것은 초반에 갖추어친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꼬아버린 플롯들이 너무나도

허탈하게 풀려버린 엔딩의 조악함에서 발견됩니다.

사실 미야자키하야오의 이전 캐릭터들을 보면 분명 전형적인 선한 캐릭터이긴하지만

그들은 어느정도 다른 이와 관계를 맺으며 성장을 합니다.

그리고 그 동기는 수많은 아름다운 모험들이겠지요.

물론 이영화에서도 주인공 여자아이는 우연히 저주(?)에 걸리게 되고

캐릭터의 변화를 겪습니다. 그러나 그 변화의 과정이 너무나 갑작스럽고 생뚱맞아보입니다.

미야자키는 어느정도 순수한 멜로(?)를 예상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너무나 전형적이고

헌신적인 남녀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 캐릭터들의 변화에 어떤 발전적인 동기를 부여하는

데 실패한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그동안의 미야자키캐릭터들이 지니고 있지 못한 미형(?)의 캐릭터인 하울의 캐릭터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가 없는 캐릭터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캐릭터구성의 실패는 플롯의 구성에도 치명적인 실패를 갖고 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야 할 감독의 메세지는 극과 분리되어 생뚱맞은

메아리를 전달하는 지경에까지 이릅니다.

물론 일각에서 이 영화를 한번보고 판단하기엔 숨겨져있는 복선들과

장치들이 많아라고 합니다만 그런 것들을 깨닫게 하지못했다라는 점에서

저와 영화 둘중에 하나는 분명히 잘못되어있다라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미야자키의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들중에 알맹이는

모두 빠져버리고 남은 빈껍질만 본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예를 들면 아주 예쁘고 성격 좋은 여자를 보는데 그 여자에서

영혼이 빠져나간 빈 육체만 보는 느낌이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야자키감독의 이름은 항상 일정한

기대감을 내는데는 성공합니다.

분명 이영화는 어느정도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고 다소 작위적이더라도

관객들에게 감동을 안겨줄수도 있기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거장의 다음 작품이 아직도 의문부호보다는 기대감으로 가득차 있을수 있는 것입니다.


*기억해야 할것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처음 보았을때 그렇게 좋은 평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야카키하야오의 작품이 되었다.
어떤 예술품은 상황혹은 시대에 따라 평가가 바뀌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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