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영화 리뷰입니다.
일단 영화를 본 후의 개인적 느낌은 약간 실망스럽다는 것입니다.
분명 팀버튼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세계관은 살아 있었지만 이 역시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진보라는 기술적 성취만이
빛날뿐 그다지 정서적으로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묘하게도 놀랍도록 리얼하게 묘사되는 캐릭터들의 느낌이 오히려 시각적인 반감을 가져왔다고 해야할까요?
특히 강한 비트의 음악과 함께하는 뮤지컬의 시퀀스들은 왠지 모르게 눈과 귀의 심각한 부담만을 주었다는 느낌입니다.
적잘하게 영화에 녹아들어가던 대니 알프만의 음악도 좀 과잉된 느낌이 있었다고 해야할까요?
어쩌면 제가 보던 극장의 환경때문에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군요. 볼륨이 너무 커서 영화를 관람하기 불편할정도
였습니다.
여튼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와 영화의 이야기전개는 놀라울정도로 평범합니다. 물론 그런 평범한 이야기에 시각적
재미를 주는 게 팀버튼의 특기이긴 하지만 이 영화의 내러티브는 정말 너무도 취약합니다.
특히 앞부분에서 셋팅되었던 가족간의 갈등의 묘사라든지 이런 부분은 엔딩부분에서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그리고
엔딩은 생뚱맞은 도식적인 해피엔딩으로 치닫습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도 칭찬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팀버튼의 세계관 그 자체입니다.
특히 팀버튼이 만들어낸 사후세계(?)의 모습은 정말 개인적으로 다시 보고싶을정도로 유쾌하고 재미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피아노연주씬은 놀라운 기술적 성취와 함꼐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팀버튼 영화의 드림팀이 모인 이 영화를 무척 많은 기대를 했었지만 기대에 부합한 영화는 아니었던거 같
습니다. 차라리 윌레스와 그레밋쪽을 선택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주인공 캐릭터는 조니뎁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거같음에도 불구하고 조니뎁의 연기력이 그다지 크
게 와닿지 않습니다. 오히려 헬레나 본헴 카터나 크리스토퍼리 쪽의 목소리 연기가 훨씬 맘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