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먹는다는 표현이 적당한지 모르겠지만 전 잘 쓴글을 보면 정말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나온 기분과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제가 천상 글쟁이인지 모르겟는데 남의 생각들이 오목조목하게 쓰여서 잘 정돈된 느낌의 글들을 너무나도 맛있게 먹는 편입니다.
여기서 생뚱맞게 이런 소리를 하냐구요. 음 그냥 요즘 너무도 무료한 나머지 이런 저런 곳을 자주 다니는데-물론 여기서 다닌다는 것은 인터넷을 돌아다닌다는 의미입니다- 거의 주로 가는 곳은 DCinsid라는 곳의 갤러리들입니다. 여기를 자주 가는 이유는 너무도 새로운 것을 빠르게 수용하고 싶어하는 제자신을 만족시켜주기 때문이랄까요? 여러가지 여과되지않은 정보들과 글들이 수없이 쏟아지는 곳이지요. 그리고 그중에서 유난히도 글을 읽는 재미를 주는 곳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디씨 스갤이라는 곳인데요. 여기 글들을 처음 보았을 당시에는 너무도 불쾌하고 기분 나쁜 곳이 었습니다. 노골적으로 쓰여있는 욕설들과 선수들에 대한 비난 글들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저는 어느 순간 스갤이 좋아져버렸습니다. 사실 제가 주로가는 스타관련 커뮤니티는 pgr21이라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은 여느 인터넷 커뮤니티와는 달리 글들이 정중합니다. 어떻게 보면 딱딱하게 보일정도로요. 근데 어느순간 부터 pgr21이라는 곳보다 스갤을 자주 가게 되었습니다. 왜 일까요? 스갤은 분명 쓰레기 글들로 넘치는 것 처럼 보이지만 글들이 살아 숨쉽니다. 그리고 놀라운건 그 글속의 표현들이 살아서 재 생산된다는 점 입니다. 그것은 스갤만의 독특한 고유어들을 양산해내었고 심지어는 시대 트렌드적인 유행어까지 창조해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그곳은 살아 움직입니다. 수많은 선수들의 별명들이 재미있게 창조되어가고 그날의 경기 상황들도 재미있게 표현되어 집니다. 그래서 그런 글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맛있는 글들을 먹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