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외우기 힘들정도로 긴 그리고 특색있는 제목만큼이나 이 영화는 특이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극장에서 꼭 보고싶었는데... (지방에 산다는게 너무 서럽습니다 ㅜ.ㅜ)
원래 보통 영화를 보고나면 금방 그 영화에 대해 까먹기때문에 이렇게 영화를 보고 시간이 약간 지난후에 리뷰글을 쓰는것은 생각보다 쉽지않아요. 처음 영화를 보고 난후의 느낌과 시간이 좀 지나서의 느낌은 홗실히 조금 차이가 날 수 있기때문이죠. 그래도 이 영화는 일관되게 남아 있는 이미지가 있어요. 타월. 그리고 don't panic이라는 대사. 우울증에 걸린 로봇 마빈. 오프닝곡을 멋지게 장식했던 돌고래들 같이 말이죠.

  아마 위에 열거했던 것들이 이 영화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만큼 사실 이 영화는 뚜렷한 주제의식이나 통일된 이야기흐름같은것은 보이지않으니까요. 그렇지만 영화의 시나리오가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그정도로 정신없이 산만하다는 것일뿐. 영화의 오프닝을 흥미있게 장식했던 지구가 폭팔하기전에 운좋게 히치하이킹에 성공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다소 시간이 흘러가면 그다지 크게 와닿지는 않아서 말이죠. 그건 아마 이 영화가 그런 비극성자체를 거세한 영화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단지 완전한 한 개인일뿐 어떤 사회. 체제. 같은 것들에 대해서 어떤 기대했던 반응을 보이진 않으니까요. 그래서 후반부의 철학적인 농담은 다소 작위적으로 보이기도 했어요. 아마 그건 원작 소설의 이야기를 끝내려다 보니까 그렇게 된거같은데. 모르겠네요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않아서 원작 소설이 그냥 정신산만한 유머를 이용하기 위해 소재자체를 이용하는것뿐인지 아니면 진짜 블랙유머를 재치있게 풀어내려고 한건지 말이죠. 다만 영화를 통해서 본 것은 그런 부분- 블랙유머를 통한 체제비판이나 뭐 그런것들-들이 그다지 잘 드러나 있진 않다는 거에요. 한마디로 이 영화의 미덕은 그냥 웃긴 유머를 즐기다 나오면 된다 이거에요. 근데 이런 유머자체가 한국 사람들에게는 조금 낯선 정서라서- 이런점들이 단관개봉이라는 것에 영향을 미친거같습니다- 말이죠. 그것이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에서 유난히 컬트적인 열광을 일으키는데 일조를 하기는 햇지만 역설적으로 말해 이 영화는 컬트 영화의 걸작이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들기도 해요. 뭐 이런 해석은 제가 유난히 이 영화에 열광하는 사람들에 대한 약간의 반감이 작용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 영화는 어느정도 재미있고 볼만한 가치가 있어요. 특히 우울증걸린 로봇은 정말 사랑스러워요. 이 영화가 원작소설의 한 부분만 갖고 왔다고 하던데 속편도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유쾌하게 웃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니까 말이죠. 그게 의미있는 웃음이든 아니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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